문돌이의 Hello, World!/현생복귀

어쩌다 서른 #4 : 연고없는 지역에 혼자서 떨어진 직장인

길잃은 문돌이 2022. 4. 4. 22:50

오늘따라 외로운 하루가 된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자친구를 만나러 부랴부랴 갔다가 다시 일하는 지역에 넘어오게 되었다.

 

지금은 지역을 떠나서 연고 없는 지역에 혼자 떨어진지 겨우 2달하고 이틀이 된 날이다.

드라마 서른다섯 서른하나를 보는데 사실 유튜브에서 요약본을 보다가 오늘 하루는 공부 하기가 영 싫어서

15화 16화를 시간 플랙스 하면서 보는 중인데, 참 마음이 아린다.

 

나는 외로움을 크게 못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오늘따라 왜이리 외로운지

나의 하루루틴은 아주 단순하다. 9시 출근 6시 퇴근 칼퇴근이다. 월급은 실수령 187

 

 

어쩌다 서른 #3 : 신입사원의 56일간의 행보

오늘은 드디어, 2달을 4일 앞두고 있는, 56일째 되는 날이다. 첫달은 #1과 #2에서 볼 수 있듯이, 하루 종일 결산 작업만 하고 실질적으로 '업무'를 보는 시간은 없었다. 주말까지 나오면서 나의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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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딱히 경력도 없는 터라, 이곳저곳 계약직을 써보려했지만, 나의 커리어가 안 맞지 않을까 싶어 

창업을 한 나의 한 인생의 퍼즐에 커리어를 끼워맞춘듯한 느낌도 있다. 서른이 딱 되는 순간 뭔가를 해야할것 같은 느낌이 물씬 느끼며, 마구잡이로 지원서를 넣었다. 

 

그렇게 거의 원래 지내는 동네와 남과 북으로 떨어진 정도의 거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2달동안, 9시 출근 6시 칼퇴근을 하게 되면, 7시에 집에 도착을 하게된다. 7시부터 8시까지 운동을 하고 8시 부터 11시 까지 공부를 한다. 그것도 나의 커리어와는 180도 다른 IT를 공부한다. 나는 뭔가 기술을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기술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나의 기술. 문과인으로써 꽤 많이들 하는 생각이다.


나중에 50 ~ 60 정도 되어서 기술하나 없이 엑셀 하나 다룰줄 아는 퇴직자가 되고싶진 않은 모양이다.

이런 심란한 생각이 들때면 항상 내 입에 담배 한대를 물고 A4용지 한장을 꺼내서 내 머릿속에 있는 잡다한 키워드들을 꺼내본다. 금방 다이어리를 꺼내어 잡다한 키워드를 쓸려고 했다가, 그냥 구구절절 이야기 하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좋은 점인것 같다. 이렇게 인터넷에 한줄한줄 끄적거리는게 마음에 위안이 된다. 죽을힘을 다해서 잘내해는 모습을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이렇게 하나하나 더 배워나가고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걸 우리 아버지에게 많이 배웠다.

나의 학창시절의 아버지는 5시 30분에 퇴근을 하시면 저녁을 드시고 10시까지 휴대폰도 안들고 서재에 들어가셔서 공부를 하셨다. 대학을 못나온게 한이 되셨는지, 대학까지 환갑나이에 졸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컸다. 모르겠다.


성장통인건지. 철이 들려고 하는건지. 하루가 너무너무 빨리 지나가고 뭔가 힘이 부치는데 뭐가 힘이 부친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배움이 없으면 채찍질만 하고 20대에 많이 놀았던 것에 후회는 하지 않지만, 조금더 치열하게 살껄이라는 약간의 책망을 한다. 내 인생에 타협을 하는 모습도 싫고, 취업준비 한다는 셈치고 열심히 게임을 했던 내모습을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한다. 

 

여자친구도 많이 힘들다. 힘든거 다 알고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보듬어 준다. 하지만 이 선택을 하게 된 당사자는 말할 권리가 없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남주인공처럼 뭔가 징징거리기 싫다는 말이 확 와닿는다. 이런 대사가 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데, 너한데 내 힘든 감정들 옮겨가면서 걱정시키고 그렇게 문제가 해결되면
그렇게 하겠어. 근데 아니잖아 그냥 한사람 힘들꺼 두사람이 힘든거잖아 그거 원하는거야?

 

 

장거리를 해서 그런지 이해가 가는 구절도 많았다.

내가 이렇게 만든건가?

현실에 등에 밀려 도망치듯이 온 장거리는 항상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박혀있다.

"내가 이렇게 만든건가?" 여자친구가 많이 힘들어한다. 정말 대사처럼. "그냥 모든걸 내팽게 치고 오는것도 너가 원하는게 아니잖아." 힘들어할때마다. 난 사실 내가 힘든건 말을 할 수가없다. 힘든건 도망치듯 떠밀려온 돗단배가 아니니깐.

 

입에 달린게 미안해라는 단어다. 아직 두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냥 미안함밖에 남지 않는다. 2주~3주에 한번 만나는 이시간에 혹여나 여자친구가 힘들어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미안해와 빨리 2주뒤에 내려갈게.

 

차츰 적응해나가겠지 라는 생각이였지만 점점 정신적으로 힘에 부치는건 정작 나였다.

 

나는 항상 문제 해결에만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리석다.

 

사실 뭣 하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자금적 여유도 없다.

187만원에 100만원은 고정으로 나간다.

창업초기에 1,000만원을 빌린것들 원리금이 나가고

87만원에 원룸,전기세 다 제하면 50이 남고.

50에서 데이트 통장 20만원, 2주 내려가는 비용 20만원하면

내 수중에 10만원. 그것도 점심값 6만원을 빼면 4만원이 내가 할애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유일하게 사는 담배 몇갑이 위로한다.

 

아침점심저녁을 통장잔고를 보지 않고 사는 삶이 그렇게 힘들었던가.

 

 

 

 

나는 네이버블로거다. 많게는 하루에 8,000명씩 보는 블로거에 얼굴까지 다 나오고 지인들까지 다 아는 블로거이기에

이러한 말을 남기기에 큰 부담이 온다. 타지생활이 힘들다라고 느낀적은 캐나다 생활에서도 느낀적이 없었던 터라

아무런 생각이없었지만, 나 혼자가 아닌, 둘이니 외로우면서 보고싶은 이상한 기분이 느껴진다.

 

지금은 성장해야할때인건 알고 있다. 30대. 지금 첫단추가 약간 잘못끼워져있다.

IT를 제대로 공부를 하든. 커리어를 조금 더 쌓아서 더 많이 배우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기 위한 공부도 병행해야한다.

나의 아이디어 노트는 항상 차있다. IT를 제대로 배우게 되면 하나하나 만들면서 이루지 못한 창업의 맛을 조금이나마 느끼고싶다. 아니, 이제는 창업을 할 용기는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네버랜드를 만들고싶다.

 

 

여자친구야~ 지금도 많이 힘들고 떨어져있는게 힘들겠지만 그 생활 하는게 많이 힘들테고 실험한다고 이리 저리 인간관계에 신경도 많이 쓰이고 남자들의 세계에 둘러쌓여서 이런저런 입에도 오르는 것을 보면 옆에 있어줘야하는데 이런 선택을 하는게 너무 이기적이였어. 사실 나 또한 이러한 선택을 하고자했던것은 아니야 부모님의 눈치, 나이 서른이라면 이제는 뭘 해야하지 않겠냐는 무언의 압박과 하고싶은게 너무 많은데 욕심만 앞서서 연고없는 이곳에 와서 하루종일 쳐박혀서 강의만 본다고 문자하나 제대로 못하고 나의 선택에 후회하기도 해. 6개월 정도 일이 익숙해 지고 배울만큼 배웠다면 이직공부도 조금씩 하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아니, 이제 아침점심저녁을 맘껏 먹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