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돌이의 Hello, World!/나만의 시

오늘의 시, '손가락 빗'

길잃은 문돌이 2022. 4. 26. 01:27

 

 

손가락 빗

 

소복단장한 그녀의 머릿결을 투박한 빗으로 머루만진다.

다섯마리의 꿀벌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사이를 정처없이 피하며 날아다는것처럼 

조심스레, 섬세하게, 잘 풀어진 꿀의 향기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

 

겨우겨우, 빗 사이사이 간직한 향기를 꽁꽁감싸 숨겨온들,

이미 그녀의 향기에 온 동네가 달콤한 향기에 취했다.

 

사랑의 향은 바람을 타고 지구 한바퀴를 돌아 다시 내 콧등에 앉았다.

표현조차 사치인 매력적인 그녀다.

 

그렇다. 손가락 빗으로 빚어낸 나의 그녀다.